1. 말은 못 해도 귀로 배우는 아기들
아기가 아직 말하지 못하더라도 부모의 말에 반응하거나, 특정 단어에 따라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 놀라운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실제로 아기는 태어나면서부터 소리를 듣고 구별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생후 몇 개월이 지나면서 언어적 자극을 체계적으로
수용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의 아기들은 발성은 제한적이지만, 주변 언어를 듣고 의미를 파악하는 ‘수용 언어
(receptive language)’ 능력을 빠르게 확장해 나갑니다. 연구에 따르면 생후 6개월부터는 자신의 이름, 간단한 명령어, 감정이
실린 어조를 구분할 수 있으며, 이는 뇌의 청각 피질과 의미 처리 영역이 빠르게 발달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즉, 아직 표현하지
못할 뿐, 아기들은 이미 주변 언어를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2. 수용 언어와 표현 언어의 발달 차이
수용 언어와 표현 언어는 발달 시기와 속도에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수용 언어는 듣고 이해하는 능력으로, 표현 언어보다 먼저
발달합니다. 아기는 생후 9~12개월 무렵, 간단한 단어를 인식하고 반응하지만, 실제로 ‘엄마’, ‘아빠’처럼 명확한 단어를 발화하기
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표현 언어는 신체적, 인지적 준비가 모두 갖춰져야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느린 편입니다.
혀, 입술, 성대 등의 조절 능력과 함께, 머릿속에 떠오르는 개념을 소리로 변환하는 복합적인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생후 18개월까지 말은 거의 하지 않더라도, 단어의 의미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행동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발달 차이를 이해하면, 말을 늦게 시작하는 아기도 조급하게 바라보지 않고 건강한 성장 흐름을 믿을 수 있습니다.
3. 수용 언어 발달이 중요한 이유
수용 언어 발달은 이후 표현 언어, 사회성, 학습 능력 전반의 기초가 됩니다. 듣고 이해하는 능력이 충분히 쌓여야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으며, 타인과의 소통이나 감정 교류도 가능해집니다. 생후 첫 2년 동안 아기가 듣는 단어 수, 문장의 다양성은 이후
어휘력, 문장력, 이해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특히 수용 언어 능력은 사고력과 직결되어, 복잡한 지시를 이해하거나 다양한 상황에 맞는 반응을 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부모가 풍부하고 다양한 언어 환경을 제공하면 아기의 뇌는 더욱 빠르고 유연하게 발달하며, 이는 학교생활이나 사회적 관계에서도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즉, 말은 아직 하지 않더라도, 아기가 듣고 이해하는 과정을 얼마나 지원해 주는지가 장기적인 발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4.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언어 환경
아기의 수용 언어 발달을 돕기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꾸준하고 풍부한 언어적 상호작용입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아기에게 말을 걸고, 사물이나 행동을 설명해 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 우유 마시자”, “이건 빨간 사과야”처럼
명확하고 반복적인 언어 자극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기가 관심을 보이는 대상에 대해 말로 반응해 주고, 기다려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기의 발화를 억지로 유도하기보다는, 듣고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또한 그림책
읽어주기, 노래 부르기, 간단한 손짓과 표정 사용도 수용 언어 자극에 큰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아기가 말하지 못한다고 해서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로 대화하는 것이 아기의 자존감과 정서적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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