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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의 언어 발달

손가락으로 가리켜요 — 아기들의 제스처는 의사소통일까?

1. 아기의 첫 의사소통 신호, 손가락 가리키기


아기는 말하기 전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자기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키는 행동입니다. 생후 9개월 전후가 되면 아기는 원하는 물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손을 뻗으며

관심을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부모들은 종종 “저걸 가지고 싶은 걸까?”, “무엇을 알려주고 싶은 걸까?” 궁금해하곤 합니다.

실제로 손가락 가리키기는 단순한 몸짓이 아니라, 아기가 ‘무언가를 전하려는’ 의도를 담은 중요한 의사소통 신호입니다. 이는

언어 발달의 중요한 이정표이자, 아기의 사회적 발달 과정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순간이기도 합니다.

 

손가락으로 가리켜요 — 아기들의 제스처는 의사소통일까?

 

 

2. 가리키기의 유형: 요구형과 공유형


초기 비언어적 표현은 아기의 사고 능력과 타인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창입니다. 예를 들어, 아기가 사과를 가리키며

소리를 낸다면, 단순히 사과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나 저거 먹고 싶어"라는 의도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기가 세상을

관찰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 하는 복잡한 사고 과정을 의미합니다. 특히, 가리키는 제스처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요구형’으로, 원하는 물건을 얻기 위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공유형’으로, 단순히 어떤 것을 함께 보고 감탄을 나누기 위해 가리키는 경우입니다. 이 중 ‘공유형 가리키기’는 사회성과 언어 발달의 지표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며, 부모와의 정서적 교감 형성에도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3. 손짓과 언어 발달의 연결 고리


아기의 손짓은 단순한 동작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생후 6개월부터 12개월 사이 아기들은 손을 흔들거나, 손바닥을 펴서

내밀거나, 손가락으로 정확히 대상을 가리키는 등의 다양한 비언어적 표현을 시도합니다. 이런 행동은 아기의 두뇌가 타인과

상호작용하려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신호이며, 이후 언어 습득을 위한 발판이 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손가락 가리키기가 활발한 아기일수록 이후 단어를 빠르게 배우고 문장을 구성하는 시기도 앞당겨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모가 아기의 손짓에 즉각 반응하고, "응, 저건 강아지야!", "네가 고양이를 봤구나"처럼 구체적으로 언어로 반응해 줄 때, 아기의 언어 능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합니다.

이는 아기가 비언어적 신호를 넘어서, 점차 말을 통한 표현으로 전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4. 아기의 제스처에 담긴 깊은 의미


부모가 기억해야 할 점은 아기의 손짓이 말로 다 하지 못하는 수많은 생각과 감정을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기가 무언가를

가리키거나 손짓할 때, 단순히 "원하는 걸 알려주는구나"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내 아이가 나와 소통하려고 애쓰고 있구나"라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아기의 제스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함께 감탄하거나 질문을 던져주는 것만으로도 아기는

자신이 이해받고 있다고 느끼며 더욱 활발한 의사소통 의지를 키워나갑니다. 언어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라나는

것 입니다. 아기의 작은 손끝에서 시작된 ‘가리키기’는 결국 세상과 소통하는 문을 여는 첫걸음이 됩니다.